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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도 안되고 핫메일 도 안 되고 -_- ㅋㅋㅋㅋ # by 파우스트 | 2008/11/01 18:29 | 트랙백
첫 시간인 언어 시간부터 난이도가 높아서 쩔쩔맸다
영복이 형님께서 언어랑 수리가 저번 6월 평가원 모의고사보다 어려울 거라고 하셨는데 적중했다. 그래도 차근차근하게 꼼꼼히 풀어서 98점 받았는데
수리를 개망했다
정신력 문제인가 역시, 조금만 어려운 문제 나오면 쩔쩔매고 당황해서 맞출 문제도 틀리고 만다 멍한 패닉 상태로 점심을 우겨넣고 그대로 외국어 시험이 시작
아직 멀었다, 문제 좀 어렵다고 쩔쩔매서 제풀에 무너질 것 같으면 재수 시작도 안 했다
지수 말대로 오늘만 실망하자
오늘만 실망하고 내일부터 다시 힘차게 달리자
내 자신을 돌아보며 흠칫 할 때가 종종 있다
책상 귀퉁이에 가득히 "눈을 돌리지 마라" 고 써 놓고 조금이라도 눈을 돌릴라 치면 움찔하고는 다시 칠판에, 혹은 책상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남은 시간이 74일이라는 것과 내 준비가 아직 모자라다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나를 압박한다.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70일 동안 정리하기 충분하다고 말씀하신다.
물론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지김 김송환 선생님의 말을 따르자면 수능 2주 전에는 준비를 끝내야 겠지만. 광복절 날, 처음으로 휴일에 학원을 나오고 나서 어제로 다섯 번째 학원에 갔다. 지난 광복절 날 몇백명이 늘어선 줄을 지나 우리 반 교실에서도 애들이 누구 특강을 들을까 고민하고 얘기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솔직히 기가 찼었다.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자기가 혼자 심사숙고해서 하는 애들이 더 많겠지만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불안하지 않을까, 싶어서 우루루 따라가 하는 애들이, 혹은 그런 애들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학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나는 당당하다, 고 되뇌이며 혼자 쭉 공부했었다.
15일이 지난 지금, 난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모의고사 성적은 3월달부터 꾸준히 상승하다가 7월에 한번 바닥을 치고, 이번에 본 8월 중앙 모의고사에서 나름 회복한 상태, 버블이 아닐까, 두렵다. 현역 수험생이었던 작년, 2007년 내 모의고사 성적은 거의 항상 반 탑이었다. 그러다가 수능 때 처참하게 망가졌다.
선생님들께서 이런 말씀을 자주 하신다.
재수생이 재학생에 비해 실력이 월등히 좋지만 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그것은 대개 작년의 패배 경험에 의한 심리적인 부담과 압박으로 인한 것이다. 라고
나도 그럴까, 재수 시작하면서 이제껏, 아무리 당당하게, 꿋꿋하게 공부해오고 고달픈 생활 버텨왔지만 수능이 제법 성큼 앞으로 다가온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닌 것만 같다.
시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세 배 이상의 내신 공부를 한다는 말이 있다. 고 2 때 화학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시험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불안하지 않을 만큼 공부를 하는 것이다.
나도 그렇기에 죽어라 책상에 코를 박고, 쉬는 시간에 애들이 옆에서 떠들건 말건 내 일에만 신경 쓰고 화장실 가는 시간을 번번이 놓쳐서 하루에 두 번 화장실 가고 그런다.
답답하다, 주말에 나와서 공부해보면. 한 자리에 붙박여 공부하는 삼수 형 누나들, 재수 친구들, 완전히 고갈된 체력에 허덕이는 사수 형까지 정말 아등바등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침 일찍 와서 가방만 던져두고 피시방으로 직행해서 학원 문 닫는 시간까지 카오스 삼매경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내 인생 아니니까, 남의 인생이니까 하기에는 , 그래도 그 동안 다 같이 열심히 고생한 사람들이기에 안타깝다.
내 앞가림이나 잘해야지. 사실 이게 맞는 건데. 뭘 그렇게 오지랖 넓게 남을 신경쓸까
정작 남은 아무도 내게 관심 없을 텐데, 그저 무채색의 배경과도 같을 텐데 난
나태해지는 나, 무감각해지는 나, 이건 초연해진 게 아니라 현실에서 도피하고 하는 추악한 발악일 뿐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진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
적어도
적어도
이건 아니다, 74일 동안 어떻게든 승부를 봐야 한다.
절박한 마음을 담아, 달리자. 어릴 때는 그저 마른 여자면 덮어놓고 좋다고 한다는데 나이 먹어 가는 건가 왜 이리 육덕진 여자가 좋아지지 2008 08 09 학원에서 재수 시작한지 176일, 앞으로 수능 시험날까지 96일. 수능만 보고 한결같이 달려왔고 지금까지 종종 힘이 빠지기는 했어도 흔들리는 일 따위 없이 훌륭하게 보내왔다(고 자부한다), 오전 5시 기상. 그래도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아침밥을 먹고 3007번 새벽 첫 차를 타고 학원에 도착해 15시간을 정신없이 보내고 나면 어느새 종이 친다. 무거운 발걸음을 떼며 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일말의 미련도 없다. 내가 선택해서 시작한 일이고 힘들다고 다른 사람을 붙잡고 징징거리고 싶은 생각 따위는 없다. 사실 그 발걸음은 무겁지도 않다. 굳이 말한다면 이제 익숙해져 버린 일상 속에서 의미 없이 공간과 공간을 건너 뛰는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눈 앞에 장애물이 보인다는 것은 목표에서 눈을 돌렸다는 뜻이다 -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기껏해야 남들도 하는 거, 내가 원해서 하는 거 열심히 하는 게 뭐가 힘들다고. 비애, 짜증, 무기력 같은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기에는 내 처지가 말이 아니고 사치 부리고 싶지도 않다. 주말에 학원 나와서 공부 하는 둥 마는 둥 플스방 가고 피시방 가고 호프집 가기에는 내 마음은 너무도 조급하다. 그렇다고 조급한 마음에 미친 듯이 공부하다 쓰러지고 결국 컨디션 조절 못해서 그 동안 보낸 6개월을 허사로 돌려 버리는 아마추어 같은 짓은 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바보 같은 생각을 이따금씩 한다. 아직도 그 사람 생각을 한다. 다 끝났는데, 나도 환멸을 느껴버렸고 서로 다시는 보고 싶어 하지 않을 텐데 아직도 종종, 술김에 번호를 눌러보다가 통화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화들짝 놀라고는 슬라이드를 닫아 버린다. 몇 년 째일까, 7년째 외우고 있는, 잊혀지지 않는 번호는 왜 이렇게 사람을 미치게 만들까. 96일 작년의 이맘 때 난 뭘 하고 있었을까. 1학기가 지나고 나서 거의 모든 수업이 자습화되고 뒤에 나가서 수업 안 듣고 자습하고 전날 더워서 잠 못 잤다는 핑계로 학교에서 하루 종일 늘어지고, 그거면 다행이었지, 공부한다는 핑계로 친구들 집에 모여서 친구 어머니께서 치킨이나 피자 시켜주시면 그거 먹으면서 수박 겉핡기 식으로 정리하다 결국 30분을 못 넘기고 가방에서 화투짝을 꺼내고는 했다. 한심했다. 고삼 때는 솔직히 아마추어였다. 나나, 내 주변에 있던 거의 모두가. 결국 아마추어가 아니었거나, 아니면 운이 좋았던 몇몇만 원하는, 솔직히 원하지도 않았지만 나름 만족할 수 있었던 그런 대학을 갔고 결국 나머지는 재수, 반수, 편입 준비.. 바보 같았던 작년을 떠올리며 자책할 시간도 아깝다. 지김 말씀대로 그동안 공부해 놓은 것을 정리할 시간이 내게는 필요하다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 있는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더욱 정진하자. 그것만이 살 길이다.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09학번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09학번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09학번 ...... 타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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